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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오늘날도 꿈을 사용하시는가?

마태복음 1장과 2장에는 하나님의 천사가 요셉의 꿈에 여러 번 나타나서 그와 마리아 그리고 아기 예수의 삶을 인도하신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1장에서는 약혼녀 마리아가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어 그가 가만히 관계를 정리하고자 고민하고 있을 때 천사가 그의 꿈에 나타났다. 그리고 임신된 아기는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며 약혼녀 마리아로 인하여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2장에서는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아기 예수에게 경배한 후에 고국으로 돌아갈 때 그들의 꿈에 헤롯에게로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그들이 떠난 후에 천사는 다시 요셉의 꿈에 나타나서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 하니 일어나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여 내가 네게 이르기까지 거기 있으라"고 분명한 지시를 하기도 했다. 요셉은 잠에서 깨자마자 그 밤에 바로 순종해서 애굽으로 피신 길에 올랐다. 헤롯 왕이 죽은 후에 애굽에서 피신해서 살고 있던 요셉의 꿈에 다시 주의 천사가 나타나서 "일어나 아기(아이)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가라 아기의 목숨을 찾던 자들이 죽었느니라"(2:19)라고 분명하게 지시했고 요셉은 순종해서 이스라엘 땅으로 가려고 했다. 그런데 요셉은 헤롯의 아들 아켈라오가 유대의 임금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천사가 지시한 곳으로 가기를 두려워했다. 그러자 천사가 다시 꿈에 요셉에게 나타나 가도록 지시한 곳이 갈릴리 지방이었고 마침내 요셉은 마리아와 아이 예수와 함께 나사렛에 정착하고 살게 되었다고 2장은 끝맺는다.

  흥미롭게도 누가복음 1장에서는 천사의 이름이 소개된다. 가브리엘이라는 이름의 천사가 엘리사벳이 임신한지 육개월째 되었을 때 마리아에게 직접 나타나서 그녀가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예고한 후에 떠난다. 마리아에게는 꿈에 천사가 나타나지 않고 직접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천사는 제사장 사가랴가 분향할 때 그에게 직접 나타나서 나이 많고 아기를 낳지 못했던 엘리사벳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의 이름을 요한이라고 부르며 그가 나실인으로 자랄 것이며 구약에서 예언한 엘리야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마태복음에서는 꿈이라는 채널을 통해서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은 천사가 요셉과 동방박사들을 인도해주셨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사도행전에서는 환상 중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것이 여러 번 소개 되어 있다. 다메섹에 살던 아나니아에게 주님이 환상 중에 찾아가셔서 사울이 그를 찾을 것을 알려주셨다. 그리고 사울 역시 환상 중에 "아나니아라 하는 살마이 들어와서 자기에게 안수하여 다시 보게 하는 것을 보았느니라"(행 9:12)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베드로가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가 보낸 사환들을 만나기 전에 환상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깨닫을 수 있었다. 셋째, 바울은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라고 하는 모습과 말을 환상을 통해 보며 들었다. 넷째, 바울은 고린도에서 밤에 환상중에 "두려워하지 말며 침묵하지 말고 말하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어떤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었다.다섯째, 바울은 다메섹 회심 사건 이후 예루살렘에 방문했을 때 성전에서 기도하는 중에 "황홀한 중에 보매 주께서 내게 말씀하시되 속히 예루살렘에서 나가라 그들은 네가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말을 듣지 아니하리라"는 말씀과 "떠나가라 내가 너를 멀리 이방인에게로 보내리라”(행 22:18, 22)라는 말씀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유라굴로 광풍으로 그가 탄 배가 거의 파선 상태에서 환상중에 하나님의 천사를 보았고 그의 음성을 들었다. "내가 속한 바 곧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행 27:23-24).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실 때부터 수면 중에 꿈을 꾸도록 창조하셨다. REM(Rapid Eye Movement) 단계에서 깊은 수면이 이루어지면서 꿈을 꾼다고 알려져 있다. 구약과 신약에는 꿈과 관련된 사건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은 꿈을 사용해서 그의 뜻을 알리시기도 했다. 성경이 기록된 시기에 하나님은 꿈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셨다는 점에서 특별한 계시의 한 수단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조직신학 중에서 신학서론 과목에서 배우게 되는 "계시의 종결성" 교리와 꿈은 어떻게 연결될까? 요한계시록으로 특별계시가 종결되었다는 점에서 구원을 얻기에 더 이상의 계시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에서도 계시 종결교리는 매우 중요한 교리이다. 기록된 66권의 성경 이외의 어떤 계시를 덧붙이는 것은 이단적이다. 그런 점에서 특별계시의 수단으로서의 꿈의 채널은 더 이상 하나님이 사용하시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계시의 수단으로서 하나님은 오늘날도 하나님의 자녀들의 삶에서 지탱하며 인도하며 치유하며 화해시키는 목양적인 방법으로서 꿈을 사용하실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예"라고 대답할 수 있다. 물론 꿈의 내용을 절대화하거나 권위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심리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꿈은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경험이다. 꿈 중에는 소위 개꿈도 많고 때로는 의미 있는 "큰 꿈"들도 있다. 믿는 자들의 삶에 하나님이 때로는 꿈을 통해서도 개별적으로 위로하시며 때로는 경고하시기도 한다는 사실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꿈에 집착하거나 꿈을 너무 신뢰하는 것은 자칫 현실도피적이며 신비주의적인 삶으로 치우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균형잡힌 태도가 필요하다.

  꿈 환상은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도 경험하는 현상이다. 그런데 꿈과 환상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이 조현병에 걸린 사람들이 경험하는 환각(hallucination) 경험이다. 현실이 아닌데 경험하는 사람은 무엇인가 분명히 듣거나 무엇을 분명히 보는 환청 또는 환시를 일정 기간 이상 경험하면 조현병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종교적 체험 또는 신앙체험이라고 불리는 경험을 할 때에도 현실이 아닌데 무엇인가를 듣고 무엇인가를 보는 경험이 일어난다. 차이점은 조현병을 앓는 사람은 환각 경험을 통해 몸과 마음이 점점 망가지는 반면 신앙체험을 한 사람은 심리적 변화와 영적 변화에 있어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데 있다. 

  크리스천들은 기록된 66권의 성경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계시의존적인 신앙"을 견지하면서도 꿈이나 환상과 같은 경험을 통해서 "세미한 음성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력있게 듣고 순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오늘날도 긴급 상황에서 꿈이나 환상을 통해서도 각 성도의 삶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역사하심에 민감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유튜브에 여러 채널을 통해서 소개되는 각종 신비체험과 예언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하는 신앙적인 맷집이 필요하다. 자칫 온갖 교훈과 풍조에 밀려 요동하는 바닷물과 같은 신앙인이 되지 않도록 성경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며 빛과 등불로 삼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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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Moosook Su
Moosook Su
9월 26일

꿈이나 환상에 대한 신앙적 해석과 정신의학적 해석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목회 상담 현장에서도 내담자의 어떤 체험이 하나님의 특별한 인도하심인지, 아니면 조현병의 초기 증세인지를 구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내담자의 감정 상태—예를 들어 불안, 혼란, 피해망상, 위협감, 그리고 의욕 저하와 같은 부정 증상—등을 기준으로 조현병 여부를 의심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초기 증상이 매우 경미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경우 내담자나 주변인이 영적 체험으로만 해석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친다면 회복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시절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수업 중에 한 학우가 갑자기 의자에서 쓰러지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을 본 다른 친구가 “방언의 은사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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