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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소리, 수직적 소리

2025년 9월 9일 오전 

마태복음 3장은 세례요한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마태는 1장부터 계속 구약의 예언의 말씀이 어떻게 예수님의 등장과 사역과 연결짓기가 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3절에서도 "그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말씀하신 자"라고 요한의 정체를 드러낸다. 그리고 이사야 40장 3절을 직접 인용한다.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있어 이르되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 그가 오실 길을 곧게 하라". NIV의 번역을 따르면 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요한은 이미 구약에서 여러 선지자들이 외쳤던 "소리들"(voices)의 "한 소리"(a voice)였으며 구약시대의 "마지막 소리"였다. 기다리던 메시야가 마침내 도래했음을 알리는 마지막 트럼펫 주자였다. 

  이 소리는 놀랍게도 사람들이 없는 "광야에서" 있었다.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라는 시구절처럼 외쳐도 아무도 듣지 못하는 광야에서 그는 소리를 낸 것이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사두개인들이 있는 예루살렘에서 소리를 낸 것이 아니라 평민들조차 살지 않는 광야에서 그는 소리를 낸 것이다. 

  놀랍게도 이 소리는 유대 전역을 울리는 소리가 된다.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요단 강 사방에서 다 그에게 나아와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고 요단 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더니"(5-6절). 사람들은 어쩌면 요한이 메시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치 예수님의 치유와 말씀 사역 소식을 듣고 수많은 군중이 모였고 따랐던 것처럼 말이다. 심지어 많은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들도 그에게 왔다. 아마도 예수님을 대했던 태도처럼 의심에 찬 눈초리로 많은 군중이 모이는 이유를 조사하고자 왔을 것이다.

  요한은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을 공식적으로 추인하는 자신의 역할을 하고 점점 사라져가며 마침내 억울하게 헤롯에게 목베임을 받아 죽는다. "내 뒤에 오시는 이는 나보다 능력이 많으시니 나는 그의 신을 들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 그는 성령과 불로 너희에게 세례를 베푸실 것이요 손에 키를 들고 자기의 타작 마당을 정하게 하사 알곡은 모아 곳간에 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우시리라"(11-12절)라는 놀라운 예언을 했지만 그의 소리는 나중에 흔들리기도 했다. 헤롯의 비윤리적인 행동을 지적했다가 옥에 갇혔을 때 그는 그의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어 "오실 그이가 당신이니이까"라고 재확인하고 싶어할 정도로 그의 메시야관은 한계가 있었다. 그의 소리는 예수님이 오시기까지 의미있는 역할을 하는 "잠정적 대상"(temporary object, transitional object)의 역할을 충분히 했다. 마치 사마리아 여인이 수가 성 사람들에게 했던 역할처럼 말이다. 동네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직접 듣고 이틀간 함께 하는 경험을 통해 놀라운 고백은 했다. "그 여자에게 말하되 이제 우리가 믿는 것은 네 말로 인함이 아니니 이는 우리가 친히 듣고 그가 참으로 세상의 구주신 줄 앎이라 하였더라"(요 4:42).

  마태복음 3장 초두는 요한의 소리가 광야에서 백성들에게 외친 "수평적 소리"(a horizontal voice) 로 시작했다면 마지막 절은 하늘로부터 들려온 "수직적 소리"(a vertical voice)로 끝맺는다. "하늘로부터 소리(a voice from heaven)가 있어 말씀하시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 하시니라."  이 음성, 이 소리는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 성부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의 공생애 사역을 추인(endorsement)하는 하늘의 음성이었다. 수평적인 소리는 가변적이며 흔들릴 수도 있지만 이 수직적인 소리는 진실하며 신뢰할 수 있으며 항구적인 소리이다. 이 소리에 "아멘"으로 반응하는 자는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된 자이며 하나님의 자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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