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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석 위에 지은 집 vs. 모래 위에 지은 집 

2025년 9월 15일 오후 

예수님은 산상보훈의 말씀을 마무리하시면서 자신의 말씀을 듣고 소화하며 실행하는 사람들과 듣고도 소화하지 못하며 실행하지 않는 사람을 반석 또는 모래 위에 집을 지은 건축자와 같다고 비유하셨다. 그리고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명명하셨다. 누가 보아도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사자성어 "사상누각(砂上樓閣)"이란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세상 사람들이 볼 때에도 "명약관화(明若觀火)" 할 정도로 어리석게 행동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기 전까지는 두 집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집"은 "심리적 구조물"(psychological structure)을 표상(representation)한다. 간단한 심리검사이지만 내담자의 내면세계 상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HTP(Home-Tree-Person)" 심리검사를 할 때 도화지 한 장에 집을 그리도록 한다. 왜냐하면 그려진 집은 내담자의 마음에 무의식적으로 투영이 되기 때문이다. 자기심리학의 관점으로 본다면 "집"은 "자기구조물"(self structure)를 상징한다.

  자기심리학에서는 부모와 같은 의미있는 대상(objects)로부터 "공감"(mirroring)과 "이상화"(idealizing) 경험이라는 핵심적인 심리적 경험을 적절하게 한 아이는 "응집력 있는 자기"(cohesive self) 또는 "참 자기"(true self or real self)가 발달된다고 본다. 반면 공감과 이상화 경험이 많이 결핍되면 아이는 "취약한 자기"(fragile self) 또는 "거짓 자기"(false self, pseudo self)를 발달시킨다고 본다. 두 부류의 사람들은 겉으로 볼 때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인생의 위기를 겪을 때 또는 트라우마를 경험할 때 차이를 드러낸다. 응집력 있는 자기 구조물을 가진 사람은 위기를 겪을 때 충격을 받지만 크게 요동하지 않으며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갖고 있어서 왠만한 스트레스 상황과 고난에서는 무너지지 않고 인내하며 버텨낸다. 반면에 취약한 자기 구조물을 가진 개인이나 가정은 위기를 만나면 쉽게 무너진다. 결혼한 지 몇 달 안 되어 이혼하는 부부들이 한 예이다.

  영적으로 연결짓기 해본다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예비된 영원한 집과 연결된 성도들은 인생에 예기하지 못했던 풍파를 겪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반면에 사람의 손으로 지은 집(부모, 재물, 명예, 건강 등)과만 연결된 사람은 "잠정적인 대상"(temporary object, transitional object) 의 유효기간이 끝나면 그 사람의 "자기-대상(self-object)" 구조물은 인생의 위기 상황에서 크게 요동하며 심하면 무너질 수 있다. 데만 사람 엘리바스는 인생을 "흙 집에 살며 티끌로 터를 삼고 하루살이 앞에서라도 무너질 자"(욥 4:19)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이사야 선지자는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사 2:22)라고 인간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잘 간파하였다. 전세계적으로 인류를 죽음의 공포로 몰고 갔던 COVID-19 사태를 최근에 겪으면서 사람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임을 절실히 학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원하기만 하면 접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복음의 정신대로 순종하려고 하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심지어 눈깜짝 할 순간에 찾아올 수 있는 개인의 종말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거의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은 채 오늘도 모래 위에 집을 세우고 있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일이다. 

  노아 홍수 사건 때에도 그랬고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 심판 사건 때에도 사람들은 죄를 밥먹듯이 지으면서 일상 생활에만 집착하며 살고 있었다. 시집가고 장가가고 비지니스하는 일상생활에만 몰두하는 것은 파도가 밀려오면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고 어릴 적 아이들과 땅따먹기 게임을 하다가도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면 그 "그려진 땅"을 뒤로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 자는 자신이 혹시 모래 위에 집을 세우고 있지 않는가 라는 자각을 할 가능성이 있다. 장례식장에 참석하면 일시적으로 개인의 실존적인 위기와 죽음에 대해서 생각도 하지만 곧장 잊어버리는 것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자의 모습과 동일하다. 야고보 사도는 이 사실을 다음과 같이 잘 지적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기 되지 말라 누구든지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면 그는 거울로 자기의 생긴 얼굴을 보는 사람과 같아서 제 자신을 보고 가서 그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곧 잊어버리거니와"(약 1:22-24). 

  예수 그리스도와 대상관계를 맺는 "새 자기"(new self)의 삶을 사는 크리스천은 환난과 위기를 경험해도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비록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16)라고 고백한 바울 사도가 지향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육신의 장막 집(tent)가 무너지는 날이 올 때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고후 5:1)라고 고백한 사도 바울의 고백을 하면서 언제 종착점이 올지 모르는 순례의 여정을 담대함으로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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