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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양이 되는 복음

2025년 9월 13일 아침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은 "우민화" 정책을 사용해서 모든 백성을 기본적인 먹을 것으로 만족하게 하는 정책을 비판한 책으로 유명하다. 오늘날도 한국정부가 백성들에게 기본생활 지원금을 통해 국민들을 "개돼지"로 만든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마태복음 7장 6절은 앞뒤 문맥과 잘 연결되지 않게 한 절 말씀으로 된 산상수훈이다.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 까 염려하라." 본문에 개와 돼지가 등장한다.본문은 직설적이다. 돼지와 같은 자, 개와 같은 자가 아니라 개와 돼지에게 거룩한 것과 진주를 주지 말라는 것이다. 

  개와 돼지가 필요한 것은 "먹을 것"이다. 이것은 6장 25절에서 말했던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를 염려하며 그것이 채워지면 그것으로만 만족하는 자들이 이방인이다. 여기서 이방인은 문자적인 이방인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영적인 의미에서의 이방인도 의미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추구하는 이들이다. 이들에게도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이 필요하다. 하늘 아버지는 이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아신다. 그리고 공급해주신다.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하늘을 나는 새들도 먹이고 들의 백합화도 입히신다고 말씀하셨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물며(how much more) 너희일까보냐" 논박하셨다.

  하나님과 연결되지 않는 자는 땅에 속한 자이다. 땅에 속한 자에게는 눈에 보이는 것들이 일차적인 관심사이다.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이론을 따르면 생리적 욕구, 안전에 대한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자존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채워지만 인생을 잘 살았다고 만족한다. 특히 아기는 생리적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공격성이 발달된다.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고 화가 난다. 어른들도 생리적으로 당이 떨어지면 불안하고 초조하다. 은행계좌에 돈이 줄어들면 불안하고 두렵다. 불안하면 화가 난다.

  배고픈 돼지에게 진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먹을 것을 원했는데 먹을 수 없는 것을 주면 화가 나서 돼지 주인조차 공격할 수 있다. 주인이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리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아주지 않고 공감해주지 않으면 화가 난다. 

  예수님을 따랐던 큰 무리도 대부분은 개와 돼지와 같았다. 그들 대부분은 유대인들이었지만 영적으로는 이방인들이었다. 오병이어 기적 사건을 통해 그들은 배불렀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메시야였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왕으로 삼으려고 했다. 일부는 병고침을 받기 위해 왔다. 그들의 필요가 채워졌을 때 그들 중 일부는 다시 옛 삶으로 되돌아갔다. 십자가를 지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백성들은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하며 환호했다. 정치적인 메시야, 정치적인 왕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광기에 어린 함성으로 외치는 군중들 속에는 예수님을 옹호하는 자들은 없었다. 제자들조차 대부분 도망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을 외쳤다. 그들의 식사초대에 응하기도 하셨다. 거룩한 것, 진주를 그들에게 주었으나 그들은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고 발로 밟았다. 마침내 십자가에 그를 매달아 저주받은 자로 여겨지게 했다. 제자들에게는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고 말씀한 예수님은 아이러니하게도 영적으로 귀에 할례를 받지 않은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말씀을 가르쳤다. 물론 비유를 사용하셔서 그들에게는 복음 진리가 가려지게 하셨지만 말이다. 

  복음은 역설적이다. 개와 돼지로 여겨지던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전파되었다. 할례자나 무할례자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차별이 없는 복음이 전해진 것이다. 이방인들이 "거룩한 것"과 "진주"를 알아보고 가진 모든 것을 팔아 값진 진주를 사는 지혜로운 진주장사가 되었다.

  주님이 이스라엘에서 이와 같은 믿음을 가진 자를 만나보지 못했다고 이방인 백부장의 믿음을 칭찬하셨다. 베드로는 기도 시간에 하늘에서 내려온 보자기에 온갖 부정한 짐승들이 들어 있는 것을 환상 중에 보았고 음성을 들었다. "이것들을 잡아 먹으라"고 하는 음성을 들었을 때 그는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행 10:14)라고 대답했다. 이같은 환상이 세번 반복된 뒤에 놀랍게도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가 보낸 사환들이 그가 머무르고 있던 집 문 앞에 도착해있었다. 베드로는 성령이 하시는 말씀을 듣고 순종하여 고넬료의 집에 가서 머무르며 복음을 전하고 음식을 함께 먹었다.  

  오늘날도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지 않는다. 여전히 메시야의 도래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면 그들은 마치 본문의 돼지처럼 공격성을 보이며 분노하기까지 한다. 이스라엘에서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정통파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돌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할 정도이다. 

  유대인들이 부정한 짐승으로 여겼던 돼지가 상징했던 이방인들이 아이러니하게 거룩한 것과 진주를 소유하는 은총을 누리게 되었다. 아브라함의 자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참감람나무 가지는 꺾이고 돌감람나무인 우리가 접붙임을 받는 은혜를 받게 되었다(롬 11:17-24 참조). 개와 돼지가 아닌 선한 목자 예수 그리스도의 목양을 받는 양이 되었다는 것은 놀랍고 감사한 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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